[경향신문]
경복궁 향원정(보물)과 취향교 복원이 공사 3년 만에 끝났다. 향원정의 기울어짐이 초석 침하 현상 때문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향원정 건립 시기가 1885년(추정)이라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기울어짐과 비틀림을 해체 수리·복원한 향원정과 아치형 목교로 다시 제작해 원래 자리로 옮긴 취향교를 5일 언론에 공개했다.
궁능유적본부는 향원정의 남동 측면 기울어짐이 6개 기둥 중 동남 방향 초석(楚石, 주춧돌)을 받치는 초반석 균열 때문에 일어난 초석 침하현상이었다는 사실을 복원 과정에서 확인했다. 궁능유적본부는 2017년 5월 향원지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했고 2018년 11월 복원에 들어갔다. 궁능유적본부는 “전통방식의 말뚝기초 시공으로 건물 하부의 연약한 지반을 보강했다. 향원지 영역의 옛 사진을 분석해 변형·훼손된 절병통(節甁桶, 모임지붕 상부 꼭짓점에 올리는 항아리 모양의 장식기와), 창호, 능화지(綾花紙, 요철무늬의 능화판에 밀랍을 바르고 그 위에 한지로 된 배접지를 올린 후 밀돌로 밀어 문양을 시문하여 제작한 종이), 외부 난간대 등을 복원했다”고 알렸다. 적외선·사광 촬영과 과학적 실험으로 향원정의 원형 단청을 확인한 궁능유적본부는 단청 안료를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육각형 평면과 모임지붕의 한식목구조인 향원정은 2012년 3월 보물로 지정됐다. 건물 비틀림 발생에 따른 목부재 이완·훼손, 기단·석축 이완 등이 진행돼 1960년 이후 여러 차례 보수 공사를 벌였다. 1960년 향원정 보수, 1983~1982년 연지 준설, 향원정 절병통 보수, 1989년 정자 옥개부·호안석축 보수, 1997년 향원정 단청·난간 제작 등을 진행했다. 2013년엔 정밀실측 조사를 했다. 2018년 11월26일 보수·복원에 들어갔다.
같은 시기 복원 공사를 시작한 취향교는 향원정 북쪽에 세워진 다리였다. 향원정과 건청궁을 잇던 이 다리는 한국전쟁 때 파괴됐다. 1953년 관람 편의를 위해 향원정 남쪽에 세워졌다가 이번에 제자리를 찾았다. 궁능유적본부는 3D 모델링 작업 뒤 복원했다. 이전 석교 교각에, 목제 난간을 갖춘 평교에서 아치형 목교로 제 모습을 찾았다.
향원정과 취향교의 정확한 창건연대 기록은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다. 향원정이란 이름은 1887년(고종 24년) <승정원일기>에 처음 등장한다. 1867년(고종 4년)에서 1873년(고종 10년) 사이 지어진 것으로만 추정했다. 궁능유적본부는 “복원공사에서 실시한 목재 연륜연대조사로 1881년과 1884년 두 차례에 걸쳐 벌채된 목재를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향원정 건립 시기는 1885년으로 추정하게 됐다”고 했다.
연지(蓮池)에 관한 기록은 ‘세조실록’에 나온다. ‘후원에 새로운 정자를 건립하여 취로정이라 이름하고 정자의 앞에는 연못을 만들어 연꼿을 심었다’는 것이다. 연지는 지금의 향원지다.
궁능유적본부는 구들의 구체적인 형태와 연도(煙道, 연기가 나가는 통로) 위치도 확인했다. 현재 남은 유구를 활용해 향원지 호안석축(護岸石築, 강이나 시내 기슭 둑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만든 돌로 만든 벽) 외부와 연결된 낮은 형태의 굴뚝을 복원했다. 배연 실험으로 아궁이에서 연도로 연기가 빠져나가는 것도 확인했다고 한다.
향원지 주변의 가림막이 철거돼 일반 시민들도 4년만에 향원정과 취향교의 외관을 볼 수 있다. 다만 궁능유적본부는 취향교를 건너 향원정 내부를 보는 것은 내년 봄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궁능유적본부는 “가까운 시일에 국민에게도 복원된 향원정 내부와 취향교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궁능유적본부는 경복궁 2차 복원정비사업 진행 상황을 봐가면서 일반 공개 시점을 잡으려고 한다.
https://news.v.daum.net/v/2021110509011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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