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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정보/터키

[터키] 넴루트 Nemrut



터키는 고대 그리스, 로마신화의 무대였기 때문에 과거 이 지역을
지배했던 여러 왕국의 왕들에 의해 만들어진 그들의 궁전 및 무덤에서
신화 속 신들의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터키에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장소로 손꼽히는 넴룻산(Mt. Nemrut) 정상에서도 역시 그리스 신화의 흔적이 엿보인다.

■ 왕에게 헌정된 천상의 전경

해발 2150m의 넴룻산 꼭대기에는 고대 콤마게네(Kommagene) 왕국 안티오쿠스 1세의 무덤이 우뚝 세워져 있다. BC 1~2세기경 사이에 세워진 이 석묘(石墓)는 자그마치 60만톤 상당의 자갈을 지상에서부터 실어다 쌓아 세워진 것으로, 당시 과학 기술로써 불가능할 듯한 규모를 실현시킴으로써 세계 8대 불가사의로 꼽히고 있다.

무덤이 건설될 당시에는 75m 상당이었던 것이 현재는 부분적으로 내려앉아 50m 정도고 지름은 150m다. 무덤의 동·서·북 3방향 둘레에는 각각 테라스가 조성돼 석상이 세워져 있다. 무덤의 규모에 맞춰 석상의 크기도 평균 8~10m에 달한다. 가장 잘 꾸며져 있는 것은 역시 해를 맞이하는 동테라스로, 이곳에는 제단 아래로 사자, 독수리, 아폴론, 헤라클레스, 안티오쿠스, 제우스 등의 두상이 차례로 줄지어 있다. 안티오쿠스는 생전에 자신을 ‘아폴론의 환생’이라고 지칭했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무덤에도 아폴론, 제우스 등의 신들과 자신의 석상을 함께 놓음으로써 자신을 신격화시켰다.

매일 해질무렵과 해뜰무렵이 되면 이 거대한 왕의 무덤 앞은 전세계에서 몰려든 수백의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멀리서나마 한눈에 잡히는 티그리스, 유크라테스강이 하늘과 함께 빨갛게 물들어가는 모습은 말로는 전달하기 힘든, 오랜 감동을 안겨준다. 현지 사람들조차 이구동성으로 ‘아름다운 전경(beautiful panorama)’라고 추천하는 광경이다.

+++플러스 알파+++

1. 넴룻, 캉갈로 위해서는 숙박시설이 많은 인근의 카파도키아 지역에서 1박을 하고 이동하는 것이 대중적인 루트다. 넴룻에서 캉갈로 이동하는 것은 버스를 주로 이용하며 소요시간은 2~3시간으로 가까운 편이다.

2. 넴룻산의 일출과 일몰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다소 몸의 고달픔을 감내해야 한다. 동부 특유의 쌀쌀한 날씨가 한창인 저녁과 새벽에 이동해야 하기 때문. 산길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평상시 이동때 사용하는 대형버스가 아닌 소형 봉고를 별도로 대절해서 올라가며 소요시간도 차를 타는 시간과 걸어가는 시간을 합치면 넉넉히 2시간은 각오해야 한다. 특히 걸어서 이동하고 일출과 일몰을 기다리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반드시 윗도리나 담요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신들의 무덤이 있는 넴룻산

넴룻을 찾는 모든 사람의 흥미를 끄는 것은 역시 넴룻산 정상에 있는 무덤일 것이다. 넴룻으로 가는 길은 아드야만(Adiyaman)과 말라티아(Malatya) 두 곳이 있다. 각 경로는 장·단점이 있는데 많은 유적들은 아드야만 쪽에 있다.

아드야만에서 카흐타(Kahta)를 통해 넴룻을 방문하는 것도 괜찮다. 만약 산 정상에서 가까운 숙소에 묵는다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터키여행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넴룻의 일출과 일몰은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이다. 누구나가 일몰이나 일출시간에 맞춰서 산 정상을 향한다. 아드야만 쪽으로 올라갈 때는 한 15분 정도 등산을 해야하며, 말라티아 쪽에서 갈때는 산 정상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다.

높이 2,150미터의 산 정상에는 깨진 돌을 쌓아서 만든 높이 50미터, 직경 150미터의 투무루스(Tumulus: 원추형의 무덤)형태의 무덤이 있다. 바로 이 무덤이 이 넴룻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었다.

이 무덤은 기원전 약 60년경의 콤마게네(Commagene)왕국의 안티오코스(Antidchos)1세의 것이다. 이 무덤 덕분에 세상에 알려지게 된 콤마게네 왕국은 아주 작은 왕국이었다. 그 스스로를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과 페르시아 왕국의 후손으로 보는 이 왕국은 문화적으로도 두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리아의 셀레우코스 왕조와 로마사이에 끼어 있다가 결국은 로마에 의해서 멸망한다. 그렇지만 콤마게네라는 왕조의 이름을 영원히 남게 할 불가사의한 무덤을 세상에 남겨 놓았다.

무덤서 맞는 환상의 일몰·일출

넴룻산의 정상에 올라서면 의자에 앉아 있는 신들의 목이 잘린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 신들의 얼굴은 아래쪽으로 떨어져 있다. 이 신들의 이름은 바로 아폴론, 티케, 제우스, 안티오코스, 헤라클레스 등이고 신들의 양옆으로는 사자상과 독수리상이 있다. 자기 자신을 신들의 반열에 올려 놓은 안티오코스의 심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이 무덤에는 모두 세 개의 테라스가 있는 데 동 테라스와 서 테라스는 많은 조각상이 있고 북 테라스에는 남은 것이 없다. 이 무덤이 미완성이라는 의미도 있겠다. 둥근런 원추형의 무덤 앞에서 석양을 바라보거나 일출을 바라보는 것은 너무도 환상적이어서, 해가 뜨는 순간에는 감격의 박수를 치게 되고 해가 지는 순간에는 아쉬움의 탄성을 저절로 울리게 된다.

서로 국적은 달라도 일출이나 일몰을 기다리며 나누는 담소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것은 바로 먼나라 터키에서도 오지인 이곳 넴룻에서 같은 해를 바라보고 있다는 동질감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직도 발굴되지 않고 있는 넴룻의 무덤(무덤 중앙에 통로를 낼수 없는데 그 이유는 깨진 돌을 쌓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자꾸 무너지기 때문이다). 옛 사람들은 무모하리 만큼 도전적이었다. 그리고 옛 사람들은 아주 많은 상상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왜 이런 곳에 무덤을 만들었을까? 누구나가 갖는 의문이다.

넴룻에서 아드야만 쪽에 숙소를 정했던 사람들은 몇 시간 동안에 투어를 할 수 있다. 옛 콤마네게 왕국의 도시인 아르사메이아(Arsamaia)는 미트라다테스에 의해 기원전 2세기경에 세워진 고대도시다. 이곳에는 몇 개의 조상상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안티오코스와 헤라클레스가 악수하는 장면을 그린 부조는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또 카라쿠쉬라는 이름을 같고 있는 투물루스와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젠데레다리도 볼만하다. 이곳에 흐르는 강은 터키말로는 프랏, 바로 유프라테스(euphrates)강이다. 터키는 이 강을 막아서 아타투르크 댐을 만들었다.


신의 석상이 자리한 곳  ‘넴룻 산’

넴룻 산은 터키 동남부 지역 아드야만에 위치한 해발 2,150m의 산이다. 유프라테스 강을 굽어보고 있는 넴룻 산 정상에는 소아시아의 고대 소 왕국 콤마게네 왕국의 신전이 있다.  넴룻 산 정상에는 돌을 잘게 부숴 만든 높이 50m, 지름 150m의 인공산이 있으며 그 아래 북·동·서 세 방향에는 인공 테라스가 있다. 북쪽 테라스에 세워져 있는 80m길이의 벽 양쪽 끝에 독수리 조각상이 있다. 이는 콤마게네 사람들이 인간과 신의 중개자가 독수리라고 믿었던 것에서 비롯됐다. 

또한 동쪽 테라스에 약 9m 높이에 이르는 5개의 신의 석상이 있고 서쪽 테라스에는 안티오코스 1세를 비롯한 여러 신의 석상이 세워져 있다. 동쪽 테라스 석상의 머리 부분은 아래로 굴러 떨어져 있으며 서쪽 테라스 석상의 몸체는 크게 부서지고 발부분만 남아 있긴 하나 굴러 떨어진 머리 부분은 형태는 잘 보존돼 있다. 

콤마게네 왕국은 B.C 190년경부터 A.D 72년 로마에 의해 합병되기 전까지 존속한 왕국이다.

 

 

터키 남동부의 말라티아아디야만 주 경계에 위치한 넴루트(Nemrut) 산은 신이 되고픈 인간의 욕망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해발 2150m의 산 정상에 위치한 원추형의 돌무덤 주인공은 기원전 1세기에 콤마게네 왕국을 다스렸던 안티오쿠스 1세. 독일인 엔지니어 칼 세스터가 1881년 산 정상에서 조각상을 발견하기 전까지 그의 무덤은 2000년 가까이 잊혀져 있었다.

말라티아에서 출발해 타우르스 산맥의 주봉인 넴루트 산을 오르는 길은 절경의 연속이다. 미루나무 숲에 둘러싸인 양철지붕 마을과 당나귀에 짐을 싣고 가파른 산을 오르는 원주민의 모습도 이곳에서는 흔한 풍경화. 현기증이 일 정도로 가파른 산길을 지그재그로 오르고 또 오르면 고산준령과 광활한 평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정상 아래 주차장에 도착한다.

넴루트 산의 주인은 바람이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거센 바람 탓에 거친 돌무더기 사이에서는 키 작은 고산식물들만 자라고 있다. 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고산식물은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을 피워 왕의 정원 역할을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넴루트 산 유적은 콤마게네 왕국의 통치자 안티오쿠스 1세에 의해 만들어졌다. 자신이 신이라고 생각한 안티오쿠스 1세는 정상의 커다란 바윗덩어리를 부수고 동쪽과 서쪽에 신들과 악수하는 자신의 조각상을 비롯해 신들의 조각상, 사자상, 독수리상을 각각 7개 세웠다. 그리고 바윗덩어리를 주먹 크기로 쪼개 자신의 무덤으로 쓸 50m 높이의 고깔 모양 돌산을 만들었다.

높이가 8∼9m에 이르는 이 거대한 조각상들은 하나같이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안티오쿠스 1세는 비문에 "나 위대한 왕 안티오쿠스는 결코 파괴되지 않을 거대한 능과 모든 신들의 옥좌, 그리고 이곳에 오르는 길을 건설하게 했다. (중략) 나의 축복받은 생애가 끝나면 나는 이곳에서 영원한 잠에 빠질 것이며, 나의 영혼은 천국에 있을 것이다"고 새겼다.

하지만 신이 되고픈 과대망상증 환자의 꿈은 지진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났다. 몸통에서 떨어져 나온 머리는 바닥을 뒹굴고 서쪽의 조각상은 아예 돌로 만든 의자마저 무너져 내려 폐허를 방불케 한다. 머리만 남은 연분홍색 조각상들이 지금은 역사에서 사라진 콤마게네 왕국을 내려다보는 모양새가 오히려 신비감을 더한다.

일찍이 천문학 지식이 풍부했던 콤마게네인들은 검은색 대리석으로 조각한 서쪽 사자상의 턱과 가슴 사이에 초승달을, 온몸에는 19개의 별과 화성, 목성, 토성을 상징하는 그리스 문자를 새겼다. 고고학자들은 이 천체의 상징이 기원전 62년 7월 7일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날은 초승달이 사자좌에 들어가는 날로 안티오쿠스 1세가 로마 장군의 도움으로 왕위에 오른 날이다.

콤마게네인들은 거대한 조각상을 만들기 위해 연분홍색 돌은 이곳에서 30㎞ 떨어진 곳에서, 검은색 돌은 5㎞ 떨어진 곳에서 운반해왔다고 한다. 자동차도 오르기 힘든 가파른 산에 그들은 어떻게 이 거대한 돌을 끌고 왔을까. 터키인들이 이 유적을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이어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부르는 이유이다.

넴루트 산은 정상에서 맞는 해돋이와 해넘이가 장관이다. 아디야만 평원의 보랏빛 여명을 뚫고 불쑥 솟은 태양은 유프라테스 강의 지류들을 금빛으로 수놓는다. 말라티아 쪽으로 지는 해넘이도 감동적이다. 타우르스 산맥을 주유하던 태양이 고도를 낮출수록 첩첩이 포개진 능선은 시시각각 다른 느낌의 수묵화를 그린다.

동쪽에서 넴루트 산을 오르는 길에는 콤마게네 왕실의 여자들을 위한 무덤인 '검은 독수리 능', 1m 길이의 돌 92개가 한 개의 큰 아치를 그리는 젠데레 다리, 콤마게네 왕국의 요새로 사용됐던 에스키 카흐타 성 등 볼거리가 많다. 해돋이를 보려면 넴루트 산 인근의 호텔에 숙박해야 한다.

넴루트 산까지는 말라티아에서 버스로 3시간30분, 샤늘르우르파에서 2시간30분 걸린다. 주차장에서 넴루트 산 정상까지는 걸어서 30분. 넴루트 산을 오르기 가장 좋은 때는 눈이 녹는 5∼10월. 한여름에도 정상의 날씨는 춥고 바람이 거세므로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아디야만(터키)=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