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프라우 철도가 오는 2012년 100주년을 맞는다. 융프라우 철도는 클라이네샤이텍(2061m)에서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철도역인 융프라우요흐(3454m)까지 12㎞를 운행하는 산악철도다. 출발지인 클라이네샤이텍 역에는 100주년인 2012년 8월1일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리는 전광판 시계가 깜빡이고 있었다. 처음 2㎞는 산악지역을, 그 이후에는 아이거봉·뮌히봉을 관통하는 터널을 통해 오른다. 중간에 암반 속 아이거반드역과 아이스미어역을 지나는데, 거기 전망대가 있다. 잠시 기차에서 내려 유리창 밖으로 험준한 아이거 북벽과 빙하를 내다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시작은 104년 전인 1898년. 엔지니어 아돌프 구에르첼러가 딸과 함께 융프라우요흐 근처를 산책하다가 이곳까지 열차를 연결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시니케플라테(1967m), 벵게르날프(1873m) 철도 등이 1893년 이미 운행을 시작했지만, 융프라우는 열차를 건설하기에 너무 높고 험준했다. 쿠에르첼러는 클라이네샤이텍을 출발해 3970m 아이거봉의 암반을 뚫고 올라가 뮌히봉 바위 속을 뚫고 융프라우요흐까지 오르는 코스를 설계했다. 동굴 속은 가팔라서 톱니레일도 설치하기로 마음먹었다.
스위스 의회의 논의를 거쳐 설계대로 공사가 결정됐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896년 드디어 공사가 시작됐다. 혹한·강설·기압 등 악조건은 공사를 힘들게 했다. 거기다 붕괴사고가 잇따랐고 공사비 조달마저 지연됐다. 당초 7년 예정이던 공사기간은 16년으로 늘어났다. 우여곡절 끝에 1912년 스위스 독립기념일인 8월1일 개통식이 열렸다.
스위스 철도는 융프라우 구간뿐 아니라 산악지역 전역에 5000㎞로 뻗어 있다. 융프라우, 베르너오버란드, 벵게르날프, 시니케플라테, 하더 철도, 휘르스트 케이블웨이, 라우터부르넨-뮤렌 철도&케이블 웨이 등 총 7개의 산악철도가 있다. 이들 철도는 융프라우 철도 회사에서 주주들에 의해 공동 경영된다.
현재 융프라우 철도는 구간을 늘리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융프라우 철도 스테판 피츠너는 “5년 이내에 3705m 지점인 오스트그라트까지 철도를 건설할 예정”이라며 “오스트그라트에선 융프라우의 꽃 스핑크스 전망대를 내려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길잡이-
*유로를 안 쓴다. 스위스프랑을 쓴다.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취리히 직항이 있다. 비행시간은 약 14시간. 인터라켄에 숙소가 많다. 인터라켄까지는 취리히 공항에서 베른을 경유해 오는 기차를 이용한다.
*휘르스트 지역에 가려면 일단 그린델발트까지 가야 한다. 인터라켄을 기점으로 한다면 인터라켄 오스트역(인터라켄 동역)에서 그린델발트행 기차를 이용한다. 그린델발트에서 걸어서 케이블카 탑승역까지 이동해 그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간다.
*하이킹 코스를 걷다 보면 노란 표지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초보자 코스는 노란색으로만, 중급자 코스는 화살촉 부분이 흰색-빨간색-흰색으로 칠해져 있다. 초보자 코스는 편한 하이킹화만 신고도 갈 수 있지만, 중급자용은 등산화와 방수복 등이 필요하다.
융프라우 하면 누구나 설원이 펼쳐진 고봉을 떠올린다. 그러나 현지인들이 백미로 꼽는 것은 하이킹이다. 이 지역엔 만년설이 덮인 융프라우, 아이거, 뮌히 등 3000m 이상의 고봉들 아래로 넓은 고원지대와 협곡, 분지, 빙하지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주변에 76개의 하이킹 코스가 있다. 난이도 높은 산악 하이킹도 있지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코스도 많다. 그 중 쉽고 경관이 좋다는 코스를 골라 걸었다. 길 위엔 노년층은 물론 어린아이부터 갓난아이를 안은 젊은 부부, 유모차, 산악자전거, 강아지들이 섞여 있었다.
아름다운 걸로 치면, 휘르스트에서 바흐알프 호수까지 다녀오는 코스(휘르스트-바흐알프 호수 - 휘르스트/1시간40분)가 제일이라 했다. 이곳의 아름다움이란, 액자에 걸린 그림에 가깝다. 휘르스트는 해발 2168m 지역. 융프라우 지역 가장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린델발트(1034m)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30분가량 올라야 한다. 오전 9시 그린델발트역에 내렸다. 마을 옆 계곡 주변으로 물안개가 자욱했다. 날이 어둑하고 쌀쌀했다. 외투를 껴입었는데도 콧물이 나왔다. 케이블카 안, 침묵의 파노라마를 지나 휘르스트에 도착했다. 여기는 더 높은데 오히려 해가 비친다. 10분 정도 걸어오르니 땀이 났다. 스위스는 매일 사계절이 공존한다는 말이 맞긴 하다. 워낙 날씨가 변화무쌍해 각 고산지대 포인트마다 웹캠을 설치해놨다. 24시간 융프라우 관광 웹사이트(www.jungfrau.ch)에서 확인 가능하다. 미리 날씨를 가늠하고 오르라는 소리다.
조금 높은 언덕에 잠시 섰다. 아직 얼마 걷지 않았는데 바흐알프 호수까지 굽이굽이 이어진 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저 길 끝에 사람이 있긴 한데 잘 안 보인다. 평탄하지만 길고 멀다. 근처에서 숨을 돌리던 백발의 프랑스 여성 도미니크는 “죽기 전에 꼭 와보고 싶었어요”했다. 오던 길을 돌아봤다. 뒤로 3000m 이상의 설봉 일곱개가 늠름하다. 아래로는 푸른 초지와 깊은 계곡 사이로 그린델발트 등 산자락 마을들이 내려다보인다. 가장 스위스다운 경치다.
1시간가량 걷다보니 어느새 시야에 들어왔던 그 길 끝에 와 있다. 느린 걸음으로도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코너를 돌았다. 거짓말처럼 바흐알프 호수가 나타났다.
도미니크가 “죽기 전에” 운운한 것이 그제야 조금 이해됐다. 바흐알프 호수는 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펼쳐져있다. 하늘과 산이 호수에 비치는 바람에 좌우, 상하로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산에서 내려온 빙하수와 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손을 담갔는데 아주 차가웠다. 1901년엔 2m 정도 둑을 높였다. 이후 100년 넘게 근방 지역에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같은 길을 돌아오지만 보는 방향이 달라 지루하지 않다. 휘르스트 역에 도착해선 잠시 생동하는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휘르스트 플라이어, 패러글라이딩 등의 레포츠 탑승장이 있다. 휘르스트 플라이어는 안전장치를 한 채 줄에 매달려 슈렉펠트(1955m)까지 800m 구간을 시속 80㎞로 날아가는 레포츠. 올라올 때 케이블카로 왔던 길의 3분의 1을 맨몸으로 내려간다고 보면 된다. 플라이어 탑승장 바로 곁에선 패러글라이딩이 한창이었다. 날이 좋은 봄·가을이 시즌이다. 패러글라이더들은 점이 되어 압도적 자연 사이사이에 박혔다.
시작은 104년 전인 1898년. 엔지니어 아돌프 구에르첼러가 딸과 함께 융프라우요흐 근처를 산책하다가 이곳까지 열차를 연결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시니케플라테(1967m), 벵게르날프(1873m) 철도 등이 1893년 이미 운행을 시작했지만, 융프라우는 열차를 건설하기에 너무 높고 험준했다. 쿠에르첼러는 클라이네샤이텍을 출발해 3970m 아이거봉의 암반을 뚫고 올라가 뮌히봉 바위 속을 뚫고 융프라우요흐까지 오르는 코스를 설계했다. 동굴 속은 가팔라서 톱니레일도 설치하기로 마음먹었다.
스위스 의회의 논의를 거쳐 설계대로 공사가 결정됐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896년 드디어 공사가 시작됐다. 혹한·강설·기압 등 악조건은 공사를 힘들게 했다. 거기다 붕괴사고가 잇따랐고 공사비 조달마저 지연됐다. 당초 7년 예정이던 공사기간은 16년으로 늘어났다. 우여곡절 끝에 1912년 스위스 독립기념일인 8월1일 개통식이 열렸다.
스위스 철도는 융프라우 구간뿐 아니라 산악지역 전역에 5000㎞로 뻗어 있다. 융프라우, 베르너오버란드, 벵게르날프, 시니케플라테, 하더 철도, 휘르스트 케이블웨이, 라우터부르넨-뮤렌 철도&케이블 웨이 등 총 7개의 산악철도가 있다. 이들 철도는 융프라우 철도 회사에서 주주들에 의해 공동 경영된다.
현재 융프라우 철도는 구간을 늘리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융프라우 철도 스테판 피츠너는 “5년 이내에 3705m 지점인 오스트그라트까지 철도를 건설할 예정”이라며 “오스트그라트에선 융프라우의 꽃 스핑크스 전망대를 내려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길잡이-
*유로를 안 쓴다. 스위스프랑을 쓴다.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취리히 직항이 있다. 비행시간은 약 14시간. 인터라켄에 숙소가 많다. 인터라켄까지는 취리히 공항에서 베른을 경유해 오는 기차를 이용한다.
*휘르스트 지역에 가려면 일단 그린델발트까지 가야 한다. 인터라켄을 기점으로 한다면 인터라켄 오스트역(인터라켄 동역)에서 그린델발트행 기차를 이용한다. 그린델발트에서 걸어서 케이블카 탑승역까지 이동해 그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간다.
*하이킹 코스를 걷다 보면 노란 표지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초보자 코스는 노란색으로만, 중급자 코스는 화살촉 부분이 흰색-빨간색-흰색으로 칠해져 있다. 초보자 코스는 편한 하이킹화만 신고도 갈 수 있지만, 중급자용은 등산화와 방수복 등이 필요하다.
융프라우 하면 누구나 설원이 펼쳐진 고봉을 떠올린다. 그러나 현지인들이 백미로 꼽는 것은 하이킹이다. 이 지역엔 만년설이 덮인 융프라우, 아이거, 뮌히 등 3000m 이상의 고봉들 아래로 넓은 고원지대와 협곡, 분지, 빙하지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주변에 76개의 하이킹 코스가 있다. 난이도 높은 산악 하이킹도 있지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코스도 많다. 그 중 쉽고 경관이 좋다는 코스를 골라 걸었다. 길 위엔 노년층은 물론 어린아이부터 갓난아이를 안은 젊은 부부, 유모차, 산악자전거, 강아지들이 섞여 있었다.
아름다운 걸로 치면, 휘르스트에서 바흐알프 호수까지 다녀오는 코스(휘르스트-바흐알프 호수 - 휘르스트/1시간40분)가 제일이라 했다. 이곳의 아름다움이란, 액자에 걸린 그림에 가깝다. 휘르스트는 해발 2168m 지역. 융프라우 지역 가장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린델발트(1034m)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30분가량 올라야 한다. 오전 9시 그린델발트역에 내렸다. 마을 옆 계곡 주변으로 물안개가 자욱했다. 날이 어둑하고 쌀쌀했다. 외투를 껴입었는데도 콧물이 나왔다. 케이블카 안, 침묵의 파노라마를 지나 휘르스트에 도착했다. 여기는 더 높은데 오히려 해가 비친다. 10분 정도 걸어오르니 땀이 났다. 스위스는 매일 사계절이 공존한다는 말이 맞긴 하다. 워낙 날씨가 변화무쌍해 각 고산지대 포인트마다 웹캠을 설치해놨다. 24시간 융프라우 관광 웹사이트(www.jungfrau.ch)에서 확인 가능하다. 미리 날씨를 가늠하고 오르라는 소리다.
조금 높은 언덕에 잠시 섰다. 아직 얼마 걷지 않았는데 바흐알프 호수까지 굽이굽이 이어진 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저 길 끝에 사람이 있긴 한데 잘 안 보인다. 평탄하지만 길고 멀다. 근처에서 숨을 돌리던 백발의 프랑스 여성 도미니크는 “죽기 전에 꼭 와보고 싶었어요”했다. 오던 길을 돌아봤다. 뒤로 3000m 이상의 설봉 일곱개가 늠름하다. 아래로는 푸른 초지와 깊은 계곡 사이로 그린델발트 등 산자락 마을들이 내려다보인다. 가장 스위스다운 경치다.
1시간가량 걷다보니 어느새 시야에 들어왔던 그 길 끝에 와 있다. 느린 걸음으로도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코너를 돌았다. 거짓말처럼 바흐알프 호수가 나타났다.
도미니크가 “죽기 전에” 운운한 것이 그제야 조금 이해됐다. 바흐알프 호수는 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펼쳐져있다. 하늘과 산이 호수에 비치는 바람에 좌우, 상하로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산에서 내려온 빙하수와 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손을 담갔는데 아주 차가웠다. 1901년엔 2m 정도 둑을 높였다. 이후 100년 넘게 근방 지역에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같은 길을 돌아오지만 보는 방향이 달라 지루하지 않다. 휘르스트 역에 도착해선 잠시 생동하는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휘르스트 플라이어, 패러글라이딩 등의 레포츠 탑승장이 있다. 휘르스트 플라이어는 안전장치를 한 채 줄에 매달려 슈렉펠트(1955m)까지 800m 구간을 시속 80㎞로 날아가는 레포츠. 올라올 때 케이블카로 왔던 길의 3분의 1을 맨몸으로 내려간다고 보면 된다. 플라이어 탑승장 바로 곁에선 패러글라이딩이 한창이었다. 날이 좋은 봄·가을이 시즌이다. 패러글라이더들은 점이 되어 압도적 자연 사이사이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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