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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정보/아프리카

[모로코] 카사블랑카 핫산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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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북부 아프리카의 진주

모로코하면 영화 '카사블랑카'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랑 하는 사람(잉드리드 버그만)을 떠나보내고 안개 속으로 쓸쓸히 사라 져가는 릭(험프리 보가트)의 뒷모습을 담은 영화 '카사블랑카'의 마 지막 장면은 상영된 지 반세기가 흘렀어도 최고의 앤딩 장면으로 기억되곤 한다. 릭이 운영했던 카페 '아메리칸'에 나지막히 흐르던 영 화음악 'As time goes by'를 흥얼거리며 기억 속에 묻힌 옛 연인을 끄집어내 본다. 모로코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 아프리카 속의 유럽 = 모로코는 아프리카에 속해 있으면서도 유럽 연안에 접해 있기 때문에 지극히 유럽적이다.

북부 아프리카 서쪽 끝에 위치해 북쪽으로는 지중해의 지브랄타 해협 을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접해있고 서쪽으로는 대서양 연안, 동쪽으 로는 알제리, 남쪽으로는 사하라사막과 접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이유로 모로코여행은 아프리카 대륙내 국가와 연결되는 일정보다는 유럽의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서 이어지는 여행코스가 더 편하다.

볼거리도 다른 이슬람국가와는 전혀 다른 색을 띤다. 3000년이 넘는 외세의 시달림 세월을 뒤로하고 지금은 기원전부터 로마, 비잔틴, 이 슬람, 스페인시대를 아우르는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여타 유럽국가들보다 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갖게 되는 기대 감이 여행객을 더욱 흥분시킨다.

유럽인가 하면 황량한 사막과 오아시스가 펼쳐지고, 미로 같은 시가 지의 골목길을 헤쳐나가면 화려한 이슬람사원이 자리하고 있다. 모로 코는 예측불허의 여인 같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 언덕 위의 하얀집 의미 = 모로코의 최대도시는 대서양 연안에 자리 잡은 카사블랑카다. 북쪽으로 90km 떨어진 라바트가 관공서나 기업체 등이 몰려있는 행정수도라면 카사블랑카는 모로코를 대표하는 관광도 시이자 경제도시다.

15세기 포르투갈인에 의해 개척됐던 당시에는 대서양의 파도가 하얗 게 부서지는 모습이 아름다워 '카바비앙코'라 불려졌었는데 이후 스 페인이 집권하면서 지금까지 카사블랑카로 부르고 있다. 카사는 '집' , 블랑카는 '하얀색'을 뜻하는 것으로 풀어 말하자면 '하얀집'이란 뜻이다.

눈앞에 펼쳐진 카사블랑카는 60년의 세월을 머금은 영화 속 카사블랑 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카사블랑카 항구엔 이별대신 역동적인 생명력이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4번째로 큰 항구로 무역의 교두보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 곳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대서양에서 갓잡아 올린 신선한 생선과 새 우가 펄쩍 뛰는 어시장도 볼만하다. 항구 근처에는 해산물 전문 식당 들이 쭉 늘어서 있어 한끼 식사는 이 곳에서 해보는 것도 좋다.

■ 새벽안개에 둘러싸인 핫산 모스크 = 카사블랑카에서 가장 볼만한 곳은 핫산 모스크다. 높이가 200m나 되는 거대한 기둥사원이 우뚝 솟 아있어 어디를 가든 눈에 띈다. 핫산 모스크는 카사블랑카 서쪽 해변 을 막아 만든 간척지 위에 지어져 실내/외 각각 2만명, 8만명, 합쳐 서 모두 10만 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는 대규모 사원이다. 사우 디아라비아 메카의 '하람 모스크'와 메디나의 '예언자 모스크' 다음 으로 크다. 모스크 건설에 투입된 장인만도 1만여명, 공기는 8년이나 걸렸다. 국민의 성금을 모아 지은 곳이라 당시에는 볼멘소리들이 많 았지만 지금은 모로코의 대표적인 사원이자 건축물로서 최고의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건물지붕은 개폐식이며 바닥은 대리석으로 얼핏 보면 사원이라기 보 다는 고급스런 궁전 같다. 실내의 모로코 전통조각들이 고전적인 운 치를 더한다. 사원의 기둥들은 계란 노른자와 비누를 섞어서 만들었 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내부가 습해지는 것을 막고 돌보다 단단하게 굳어 영구 보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새벽안개에 둘러싸인 핫산 모스크의 경관도 잊을 수 없다. 야자수가 심어진 가로수와 바닷가의 화려한 해변들, 그림같이 지어진 인파언덕 의 빌라를 바라보며 카사블랑카의 추억을 새겨본다.

<글ㆍ고영아 / 여행작가>

◇항공=한국에서 모로코까지 직항편은 없다. 유럽의 스페인이나 포르 투갈을 경유해 항공편이나 배편으로 들어가는 게 좋다.

◇유의사항=이슬람국가 중에서는 비교적 치안이 안전한 국가이지만 혼자 돌아다니는 것은 좋지 않다. 물가는 싼 편이나 여행 편의시설이 현대화되지 않은 편. 혹시 길을 잃었을 때는 제복을 입은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