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쯔부르그는 특히 ‘여름 음악축제’와 줄리 앤드류스의 'Sound of Music'의 무대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이곳에는 오스트리안 로마로 알려진 건축물들로 가득 차 있어 여행자들은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모짜르트의 아내 마리안네와 하이든이 잠들어 있는 성 페터 묘지가 잘쯔부르그에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애창되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탄생한 잘쯔부르그 근교 오베른도르프도 음악애호가라면 가보고 싶은 곳이다.
잘쯔부르그의 명소로는 호헨잘쯔부르그 성과 레지던트 광장 그리고 대성당(Dom) 등이 있다.
호헨잘쯔부르그 성은 구시가지 뒤편으로 묀힉스베르그 언덕 위에 있으며 이 성안에는 고문과 사형기구, 감옥 등 1500년대 초기의 유물이 여러 개의 박물관(State Room, Burg Museum, Rainermuseum 등)에 전시되어 있고 중세에 사용하던 대포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도보로도 올라갈 수 있지만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도 있다.
구시가의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는 레지덴츠(Residenz)궁전은 12세기에 짓기 시작하여 16, 17, 18세기 동안에 재건되었다. 이 대사교의 궁전 내부에는 사교의 방(Residenz Prunkraume)과 레지덴츠 갤러리(Residenz Galerie)가 있다. 사교의 방에는 사교들의 침실과 대사교의 방, 도서관 등이 있고, 레지덴츠 갤러리에는 16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유럽 화가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대사교의 궁전 반대편에는 시계가 있는 종탑이 있다. 이 탑꼭대기에는 35개의 종이 있는데, 이 종으로 매일 모짜르트의 '돈 죠반니'에 나오는 미뉴에트 등, 모짜르트의 음악을 연주하고 호엔잘쯔부르크 성에서 '잘쯔부르크의 황소'라 부르는 오르간의 우렁찬 소리가 울린다.
잘쯔부르크의 구시가의 중심에 있는 대성당(Dom)은 17세기 초, 40년에 걸쳐 현재의 돔으로 완성된 이탈리아 르네상스 말기 성격을 띠고 있는 바로크식 건축물로 원래의 돔은 8세기에 지어졌다가 화재로 파괴되었다. 이곳에서 1756년 모짜르트가 세례를 받았다. 안에는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파이프오르간이 있는데 6천개의 파이프가 사용되었고, 음색을 바꾸는 레지스터의 수도 101개나 된다고 한다.
봄, 여름 꽃들이 이루 형언할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라벨정원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이며, 이 정원은 17세기에 바로크 양식으로 디자인된 것으로, 분수와 연못, 대리석 조각물과 꽃 등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곳에서 호엔 잘쯔부르그 성의 전경을 올려다 볼 수 있다.
잘쯔부르크의 가장 중요한 여행지로 모짜르트 생가(Mozart Geburtshaus)를 꼽는데,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곳의 3층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가 1756년 태어났다. 1층에는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침대, 피아노, 악보 등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모짜르트와 그의 오페라, 3층에는 모짜르트의 가족들, 4층에는 잘쯔부르크에서의 모짜르트 생활상이 소개되어 있다.
모짜르트 생가가 있는 게테라이데 거리는 쇼핑의 중심지이며 각 상점들마다 독특하게 만들어 놓은 간판이 인상적이다. 모짜르트는 이 집에서 17살때가지 살다가 강 건너편 마카르트 광장(Makartplatz)의 8번지로 이사를 갔는데 이 곳에는 모짜르트의 17세부터 25세까지의 작품들이 있고 이 건물의 넓은 홀은 잘쯔부르크 페스티벌 때 실내악회장으로도 사용된다. 원래 2차 세계대전 때인 1944년 폭격으로 3분의 2가량이 파괴되었던 것을 국제 재단인 모짜르테움에서 다시 복귀시켰다.
잘쯔부르크 중심지에는 모짜르트 광장이 있는데 이 광장에 세워진 기념상은 1842년 모짜르트의 부인인 콘스탄체가 죽은 직후 폰 쉬반탈러에 의해 세워졌다.
성 페터교회는 잘쯔부르그 유일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가장 높은 탑은 1130년에 세워졌으며 교회 뒤로는 잘쯔부르그의 공동묘지, 카타콤베가 자리잡고 있는데 모짜르트의 아내였던 마리안네와 하이든이 잠들어 있다. 장엄하고 사치스러운 분위기로 관객을 압도하는 축제극장은 매년 7-8월이면 세계각국의 일류 음악가들이 참가하는 잘쯔부르그 음악제가 열리고 있다.
잘쯔부르그의 여주교가 살았던 여름 별궁 헬부른 궁전(Hellbrunn Palace)은 시내에서 남쪽으로 5km 정도 떨어져 있다. 그곳에 있는 거대한 바로크 정원은 물의 정원으로 알려져 있다. 근교에 마차 박물관(Volksundemuseum)과 헬부른 동물원(Hellbrun Zoo), 바위를 깎아서 만든 오페라 동굴도 있다.
모짜르트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잘쯔부르그에서는 각종 행사가 끊이지 않는데 특히 유명한 잘쯔부르그페스티발(Salzburg Festival)은 축제극장(Festspiel Haus)에서 열리며 이 때는 세계 각지에서 음악 애호가들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Mondsee(몬트제)는 잘쯔부르그의 남동쪽으로 펼쳐지는 잘쯔캄머구트 지대의 70여개 호수 중 가장 큰 호수인데 호반마을 안에 있는 교회는 내부가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워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대령과 마리아의 결혼식장으로 사용되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올리버, 마이 페어 레이디, 사랑은 비를 타고, 지붕 위의 바이올린…. 빼어난 음악과 탁월한 춤으로 영화 역사에서 걸작의 반열에 올라 있는 뮤지컬 영화들이다. 작품성과 인기도에서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백중지세지만, 정작 ‘반지의 제왕’은 세대를 넘어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아닐까. 이 최고의 히트작을 촬영한 곳이 바로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다.
독일의 대여행가 알렉산더 폰 품볼트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3대 도시 중의 하나로 잘츠부르크를 꼽았다. 유럽인의 편향적인 안목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잘츠부르크에 발을 내딛는 순간, 자발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잘츠부르크는 그렇게 오스트리아는 물론이고 유럽 전체를 통틀어도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힌다.
가려한 경관이라는 천혜의 혜택을 입은 잘츠부르크는 음악사 최고의 천재요, 서양 음악을 귀에 담기 시작하면서 함께 듣는 이름인 모차르트의 후광으로 더욱 빛이 난다. 그의 고향이 잘츠부르크이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를 음악의 나라로 칭하는 데는 조금의 어색함도 없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차지하더라도 요셉 하이든, 프란츠 슈베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구스타프 말러 등의 작곡가와 비엔나 국립 오페라단,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비엔나 소년 합창단 등이 모두 오스트리아에서 탄생했다.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쟁쟁한 라인업이 아닐 수 없다. 이쯤 되니 오스트리아라는 이름 뒤에 항상 음악이라는 말이 따라다니는 것도, 일년 내내 음악회와 음악축제가 넘치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다.
늘상 음악의 향기가 넘실대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는 단연 잘츠부르크 음악제다. 1922년부터 시작된 이 음악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해마다 여름이면 전세계의 음악가들이 잘츠부르크로 몰려든다. 빈 필이나 베를린 필 등은 단골손님이고 그동안 토스카니니, 브루노 발터, 푸르트 벵글러, 카라얀, 가를 뵘 등 당대 정상의 지휘자들이 꾸준히 참가했다. 처음에는 모차르트 곡만의 축제이던 것이 이제는 프로그램의 폭이 넓어졌다. 대개 5,6편의 오페라 공연과 60여종의 음악 연주회, 연극 공연, 발레 공연 등이 올려지는데 그래도 하이라이트는 모차르트의 오페라다.
축제 기간 동안 잘츠부르크 전체가 그대로 음악회장으로 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공연장의 총 수용 인원만 해도 약 8천여 명에 이른다. 연일 이 많은 객석이 관객으로 빼곡히 채워진다. 인구 14만의 소도시에 축제를 즐기러 찾아오는 사람의 수가 매년 20만 명을 훨씬 넘는다고 하니 대단한 흡인력이다. 음악제로는 가히 세계 정상급이라 할만하다.
사실 잘츠부르크에는 이 여름 축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한해가 시작되는 1월에 실내악과 독주회, 그리고 빈 필의 콘서트가 주축이 되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페스티벌이 있고 잘츠부르크가 고향인 카라얀이 1967년 창설한 부활절 페스티벌 또한 유명하다. 이렇게 잘츠부르크는 달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어도 음악이 끊이지 않는 도시다.
누군가 그랬다. 뮤지컬이란 ‘몇 번 빛나지 않는 삶의 순간을 춤과 노래로 얼려 영원히 잔상과 이명으로 남겨두는 몸부림’이라고. 뮤지컬에 대한 정의를 이처럼 간명하지만 멋들어지게 표현한 것도 드물지 싶다. 문구 중에 ‘영원한 잔상과 이명’에 특히 걸맞는 작품이 바로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세상의 빛을 본지 40년이 가까워 오지만 ‘도레미송’과 ‘에델바이스’는 여전히 귓가를 맴돌고, 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 피어난 자유분방한 수녀와 엄격한 군인간의 로맨스는 아직도 삼삼하다.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해준 잘츠부르크의 풍광은 또 어떤가. 잘츠부르크의 곳곳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기운이 지금도 선명히, 아주 선명히 서려있다.
레오폴츠크론 저택은 폰 트랩 대령의 집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넓은 호수와 잇닿아 있는데, 웅장한 규모가 대령의 ‘품위 있는’ 성격을 웅변한다. 수도원의 검약한 생활에 몸이 밴 마리아가 처음 왔을 때 적잖은 문화적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마리아가 있었던 곳은 논베르크 수녀원. 수녀원 원장실에서 마리아가 수련수녀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마리아는 원장 앞으로 불려오게 된다. 노래를 부르다 미사에 늦곤하는 그녀는 질책을 기대했으나 뜻밖에 원장으로부터 아이들이 일곱 명이나 있는 폰 트랩 대령집의 가정교사로 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고, 그녀는 수녀원의 회랑에서 작별인사를 하듯 노래를 부른다.
미하엘 교회는 대령과 마리아가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잘츠부르크 북쪽 마을 몬트제에 있는 교회에 들어서면 18m에 이르는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이 눈앞을 막아선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상징색이었던 황금빛 벽을 사이에 두고 오르간 반주에 맞춰 걸으며 행복했던 마리아. 그 때만해도 마리아는 목숨을 걸고 오스트리아를 빠져나가야 하는 운명을 예감하지 못했다.
잘자흐강 건너편으로 우뚝 솟아있는 호엔잘츠버그 요새가 병풍처럼 싸고 있는 미라벨 정원은 트랩가의 아이들이 도레미송을 부를 때 나오는 그 곳이다. 좀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궁전의 음악회장은 어린 모차르트가 관중을 사로잡았던 곳이기도 하다. 천연대리석으로 만든 이 음악회장은 아직도 매일 매일 궁전음악회가 개최되기도 하고, 낭만적인 결혼식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던가. 꽃이 시든 정원에서 으밀아밀 이야기꽃을 피우는 연인들이 모습이 꼭 그렇다.
모차르트의 생가가 위치하고 있는 게트라이데가세는 이름난 쇼핑가로 상점과 식당의 간판 조형이 색다른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곳이다. 이 거리를 따라 서쪽으로 걸어가면 묀히스베르크로 올라갈 수 있는데, 잘츠부르크의 시내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유럽의 몇몇 거리가 그렇지만 잘츠부르크 역시 마차를 이용하면 색다른 느낌으로 접할 수 있다. 거리 이곳저곳을 세심히 살피기에는 두 발을 굳건히 디뎌가는 도보여행이 제격이지만, 한걸음 떨어져서 전경을 음미하는 마차여행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 버스’에 올라 도레미송으로 잘츠부르크의 아침을 열어젖히는 것도 좋지만 말이다.
글=노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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