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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정보/터키

[터키] 톱카프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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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건축물이 미로처럼 이어진 톱카피 궁전은 오스만제국 때 술탄과 그 부하들이 호화로운 생활을 했던 곳으로 그 규모가 엄청나다. 특히 왕족의 소유였던 도자기, 크리스탈, 보석, 무기 등 많은 예술품들이 소장돼 있을 뿐만 아니라 만약 소장품들을 해외에 내다 판다면 단번에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을 정도라는 말도 시중에 나돌고 있다.

제1정원으로 불리어지고 있는 곳은 수목으로 무성한 미적감각이 탁월한 공간이다. 제2정원의 오른쪽, 사이프러스와 플라타너스의 그늘로 드리워진 장소는 일찍이 궁전의 조리동이었으며, 현재는 제국의 크리스탈, 은, 중국 도자기를 모아놓은 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왼쪽은 술탄의 많은 처들과 자식들이 생활해온 방이 남아있는 할렘으로 몇 세기에 걸쳐 진행돼온 밀회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제3정원에는 알현의 공간, 아흐멧 3세의 도서관을 비롯해 술탄과 그 가족들의 의상이 전시돼 있고 온갖 보물과 중세의 세밀한 컬렉션이 자리잡고 있다. 또 톱카피 궁전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성의의 공간이 있으며 오스만제국이 이슬람의 카리프제도를 확립시켰을 때에 이스탄불을 찾아온 바 있는 예언자 모하메드의 유적이 남아있기도 하다.


동서양의 보물창고 '톱카피 궁전'

이른 아침, 빛보다 한참 늦게 등장한 게으른 태양은 아시아와 유럽의 하늘을 가르며 머리 위로 올라선다. 톱가피 궁전에 들어서자 슬슬 머리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콘스탄티노플 점령이후 22명의 술탄들이 살았던 톱카피 궁전은 현재 남아 있는 궁전 중 가장 오래되고 큰 것 중 하나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화려한 궁중생활과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진귀한 유물들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그 옛날의 주방을 개조해 만든 도자기 박물관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조악한 디스플레이 때문에 초라해 보이지만 여기에 전시되어 있는 1만2,000여점의 도자기는 모두 궁전에서 실제로 사용되던 것이었다. 중국의 베이징에서부터 이어지는 실크로드의 종착지이자 유럽대륙을 가로질러 런던까지 이어지는 오리엔탈 특급열차의 출발지답게 중국, 일본뿐 아니라 유럽의 다양한 자기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아쉽게도 톱카피 궁전에서 가장 유명한 86캐럿 숟가락 다이아몬드나 에머랄드 단검, 6,666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순금 촛대 등은 보지는 못했지만 은과 크리스탈의 도자기들도 못지않게 아름답다. 이 밖에도 회교 성물관에는 아호메트가 생전에 사용하던 유품들이 턱수염, 머리카락 등과 함께 전시되어 있고, 의복관에서는 점점 서양의 영향을 받아들였던 궁중 의상의 변천사를 볼 수 있다. 수학여행 온 아이들에게 '메라바'하고 인사를 건네면, 수줍은 미소를 꺼내서 보여준다.


이슬람 문화의 알맹이들은 히포드롬에 있는 이슬람 문명 박물관에 잘 전시되어 있지만,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위용을 느끼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토프카피 왕궁 박물관을 빼 놓을 수 없다. 특히 세계최대의 에메랄드와 84캐럿 짜리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보석관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귀중한 학습장이 되고 있는 복식관, 이슬람의 성물을 전시한 종교관, 주방과 화실 등이 당시 궁정에서 실재로 사용한 장소에 따라 배치되어 있다.

금남 구역이었던 왕실 안뜰의 하렘에서는 한 남자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욕망과 사치를 훔쳐보면서 삶의 허망함을 잠시 느끼게 된다. 특히 세계 3대 컬렉션의 하나로 1만1,000점의 각종 도자기를 소장하고 있는 도자기관은 우리의 문화와 관련해서 흥미를 끄는 곳이다. 중국이나 일본 자기로 분류된 백자와 청자, 청화 백자들 속에 한반도에서 실려온 고려와 조선의 자기들이 섞여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